2025년 11월 13일 美증시 급락! AI 버블 경고에 나스닥 2.3% 폭락, 엔비디아·팔란티어는 왜?
어제(11월 13일) 뉴욕증시가 그야말로 '피바다'였습니다. 전날까지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던 다우마저 하루만에 797포인트나 무너지면서 투자자들의 멘탈도 함께 흔들렸는데요. 특히 나스닥은 2.3% 급락하면서 10월 10일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습니다. 도대체 하루만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한눈에 보는 11/13 장마감 현황
- 다우존스: 47,457.22 (-797.60, -1.65%)
- S&P 500: 6,737.49 (-1.66%)
- 나스닥: 22,870.36 (-2.29%)
전날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던 다우가 하루만에 800포인트 가까이 밀리면서 투자자들에게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나스닥은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주간 기준으로도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고요.

급락의 주범은 역시 'AI 밸류에이션 피로감'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의 핵심 원인으로 기술주, 특히 AI 관련 종목들의 과도한 밸류에이션을 지목하고 있습니다. 몇 달간 쉬지 않고 올라온 AI 테마주들이 이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는 거죠.
월가에서는 "AI 버블이 아니냐"는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실제로 CNN의 공포탐욕지수(Fear & Greed Index)는 '극단적 공포(Extreme Fear)' 구간에 진입했고, 변동성지수(VIX)도 장중 16%나 급등하면서 시장의 불안감을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엔비디아 4% 하락, 그런데 이유가...
AI 대장주 엔비디아(NVDA)는 11월 13일 186.02달러로 마감하면서 전날 대비 약 4% 밀렸습니다. 장중에는 183.85달러까지 내려가기도 했죠.
문제는 악재가 특별히 있었던 건 아니라는 겁니다. 오히려 월스트리트 저널은 "미국의 수출 제재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의 고급 AI 칩이 중국에서 사용되고 있다"는 기사를 냈고, 여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음에도 주가는 하락했습니다.
이게 바로 '밸류에이션 피로감'입니다. 좋은 뉴스에도 주가가 안 오르면, 그건 이미 주가에 다 반영됐다는 신호거든요. 11월 19일로 다가온 실적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일단 한발 빼고 보자는 심리가 작용한 거죠.

팔란티어는 어땠을까?
팔란티어(PLTR)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최근 몇 주간 밸류에이션 논란의 중심에 섰던 팔란티어는 11월 13일에도 조정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흥미로운 건 CEO 알렉스 카프의 '칼 인터뷰' 이후 투자자 심리가 일시적으로 개선됐다는 점입니다. 그는 독특한 퍼포먼스로 회사의 비전을 강하게 어필했는데, 일부 투자자들은 "역시 카프답다"며 호평했지만, 선행 주가수익비율 244배라는 살인적인 밸류에이션 앞에서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실제로 JP모건은 최근 팔란티어 지분을 32% 넘게 줄였고, T. Rowe Price도 24% 가까이 매도했습니다. 이른바 '스마트머니'들이 빠지고 있다는 신호죠.

테슬라, AMD, 브로드컴... AI 5대장 총점검
테슬라(TSLA): 11월 13일 약 402달러 선에서 6.64% 폭락했습니다. 애플 카플레이 지원 개발 소식이 나왔지만 투자자들의 반응은 냉담했죠. 로보택시 사업에 대한 기대는 여전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조정 압력에서 자유롭지 못한 모습입니다.
AMD: 그나마 선방했습니다. CEO 리사 수가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향후 3~5년간 연평균 35% 매출 성장을 제시하면서 약 259달러로 9% 상승하며 장을 마감했습니다. AI 칩에 대한 '만족할 줄 모르는 수요(insatiable demand)'를 강조한 게 주효했습니다.
브로드컴(AVGO): 맞춤형 AI 칩(ASIC) 수요는 여전히 견고하지만, 전반적인 기술주 약세에 발목을 잡혔습니다. 다만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엔비디아보다 브로드컴으로 칩 노출을 옮기는 게 낫다"는 의견을 내놓으며 상대적 강세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디즈니 실적 쇼크가 시장에 기름 부어
기술주 약세에 디즈니(DIS)의 실적 부진이 겹치면서 시장 분위기는 더욱 싸늘해졌습니다. 디즈니는 4분기 EPS는 예상을 상회했지만 매출이 컨센서스에 못 미치면서 장전 4%, 장중에는 거의 8% 가까이 폭락했습니다.
문제는 선형 TV 사업의 급격한 하락이었습니다. 스트리밍과 테마파크 부문이 견조했지만, 전통 케이블 사업의 붕괴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점이 투자자들을 실망시켰죠.
셧다운 종료되는데 왜 떨어지나?
"셧다운이 끝나면 시장이 좋아질 줄 알았는데..."
많은 개미투자자들이 이런 생각을 했을 겁니다. 실제로 하원이 수요일 저녁 7시쯤 셧다운 종료 법안에 표결한다는 소식이 나왔고, 43일간의 역대 최장 셧다운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런데 시장은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왜일까요? 전문가들은 "이미 전날 선반영됐다"고 분석합니다. 화요일 다우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것 자체가 셧다운 종료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었고, 정작 뉴스가 나오자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라"는 격언이 작동한 거죠.
게다가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55%로 떨어지면서(이번 주 초 65%였음) 채권시장도 불안해졌습니다. 보스턴 연준의 수잔 콜린스 총재가 회의적 입장을 밝힌 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지금 사야 할까, 더 기다려야 할까?
솔직히 말하면, 지금이 '칼 같은' 매수 타이밍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습니다.
단기 투자자라면: 11월 19일 엔비디아 실적 발표까지는 변동성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조급하게 들어가기보다는 실적과 가이던스를 확인한 후 움직이는 게 현명해 보입니다.
장기 투자자라면: AI 자체의 성장 스토리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골드만삭스는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165% 급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앤스로픽(Anthropic)도 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다만 개별 종목보다는 분산 투자가 답입니다.
헬스케어·금융주 관심: 이번 주 눈에 띄는 건 기술주에서 빠져나온 돈이 헬스케어, 금융, 소재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화요일에는 엘리 릴리, 존슨앤드존슨 같은 헬스케어 대형주들이 2% 넘게 올랐죠. 섹터 로테이션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내일(11/14)은 어떨까?
목요일(11/14) 장전 시간대에 PPI(생산자물가지수) 발표가 예정돼 있습니다. 시장은 인플레이션 재점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어서, PPI 수치가 예상을 상회하면 또 한 번 출렁일 수 있습니다.
개별 종목으로는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반도체 장비)의 실적이 주목받을 예정이고, 소매 판매 지표도 발표됩니다. 다음 주에는 타겟, 월마트, 홈디포 등 소매업체들의 실적이 줄줄이 나오기 때문에 소비 심리를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한 주가 될 것 같습니다.
솔직히 지금 증시는 '기로'에 서 있습니다. AI 버블이냐 건전한 조정이냐를 놓고 시장 참여자들의 의견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거든요. 확실한 건, 앞으로 몇 주간은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거라는 점입니다.
무작정 '존버'만이 답은 아닙니다.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고, 과도한 레버리지는 줄이고, 여유 자금으로 분할 매수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절대 빚내서 주식하지 마시고요!